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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간호사

결혼해서 영주권 받는 게 제일 쉬워 / 결혼에 대한 생각

내가 대학 졸업하고 미국에서 status 걱정할 때 많이 들었던 말.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을 하면 제일 빨리 (몇 달 정도) 영주권이 나오기도 하고 병원을 통해서 스폰서를 찾아야 하는 노고도 필요 없으니 그랬나 보다.

그때 당시 미국 시민인 남자친구가 있었는데 '그런가?????' 생각이 들어 영주권을 위해서 결혼을 해야 하나 진지하게 생각을 했다가 아니라고 결론지었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결혼해서 영주권 받는 게 제일 쉽다니. 나는 어렸을 때부터 결혼이란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가장 큰 결정 중 하나라는 인식이 강해서 결혼 제도에 대한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더 그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다. 파트너가 정말 인생을 함께 하고 싶은 상대였다면 타이밍도 맞고 축복일 수 있었겠지만 나는 아니었기에.

하지만 들은 바로는 주위에 정말 미국 이민을 위해서 결혼을 하는 사람도 있다. 겉으로 보는 입장에서 이렇다 저렇다 판단할 수 없지만 나는 영주권을 받기 위한 결혼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결혼을 결정했다면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우리 둘이 사랑하니까 모든 걸 다 헤쳐나갈 수 있어,' '이 사람과 친구같이 평생 같이 살고 싶어,' '이 사람이 이룬 점들이 멋있어,'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난 결혼을 하려면 먼저 나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견디지 못하는 것들을 알고 상대방과 맞춰가면서 포기하고 양보할 수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사랑이란 감정이 없어져도 이 사람과 평생의 룸메이트이자 베스트 프렌드로 살 수 있는지.. 나한테는 중요하다.

나는 비혼 주의자는 아니지만 정말 나와 맞는 사람, 내가 맞출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결혼하지 않는 게 낫다고 믿는다. 내가 능력 있고 혼자라도 즐거운데 누군가의 입김이나 다른 사람의 인생과 다르다는 이유로 나의 길을 틀 필요 없다.

결혼을 아직 안한 입장이라 하게 되면 어떻게 생각의 전환이 될지는 모르겠다ㅋㅋ 영주권 이야기로 시작해서 결혼에 대한 생각으로 마무리 짓는다. 주위에 결혼하는 친구들이 많아지기도 했고 시험관 아기 클리닉에서 많은 커플을 보면서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